내 목소리도

 

환자들에게

이렇게

들리면 얼마나 좋을까요......... ^^

 

첼로음은

언제 들어도

부드럽고 친근감이 있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어?

웬 일이세요?

이사 가셨잖아요?

 

은지(5살,여,가명)는

모범환자 입니다.

 

모범환자?

 

네!

 

아프면

언제나

우리병원, 우리병원하면서

저한테만 찾아오니

 

저로서는

표창장이라도 주고싶은

모범환자이지요!^^

 

은지만 그런가요?

 

은지 엄마도

은지 못지 않은

모범 보호자입니다.

 

지시사항을

잘 따라줄 뿐만 아니라

 

가족의

모든 건강문제를

격의없이 상의 하시고

 

그대답을

무척 

신뢰 해주십니다.

 

그래서

어려운 질문이라도 받게되면

 

행여

실수할까 두려워 

반드시 책을 찾아

확인하고 대답을 해드리게 됩니다.

 

그렇게

날 신뢰해주시는데

 

진짜

명의(名醫)는 아니더래도

 

기대에 어긋나지않게

노력은 해야되지 않겠습니까? ^^

 

그런데

 

그런 은지네가

몇달전

그만

이사를 가버렸습니다.

 

그리고

 

오늘

뜻밖에

이렇게 찾아 오셨네요!

 

어떻게.....?

 

은지가

감기 걸렸어요!

 

감기요?

난 또.....^^

 

그곳(이사간)에서

치료 안받아 보셨어요?

 

치료는 받았는데

선생님이 해주신 것처럼

그렇게

잘 낫질 않아요!

 

선생님이

좋은 처방으로

빨리 좀 낫게 해주세요!

 

네?

(아이고! 나에게도 이런 환자가 다 있다니.......)

 

하지만

경솔하게

겉으로 그런 내색을 해서는 안 되겠지요? ^^

 

에이~

그런 감기(특효)약이 어디 있나요?

 

감기치료는

 

그냥

편하게 앓게 해주는 게 고작이지...

 

감기는 시간이 약이지요!

 

무심코

이렇게 대답했다가

 

그만

아차! 합니다.

 

은지엄마 얼굴에

순간적으로 스치고 지나가는

가벼운 실망의 그림자를 봤거든요!

 

먼데서

믿고

일부러

이렇게 찾아왔는데

 

기대에 어긋나는

그런 대답을 하다니....

 

그냥

말없이

조용히 미소만 지을걸.......

 

전에

환자 미어터지게 많았던 때

그랬던 것처럼.......

 

진찰해보니

가래가 조금 있긴 하지만

열도 없고

그냥

감기뿐이네요!

 

은지는

통상

일주일은 넘어야 낫지 않았던가요?

 

그러면서

전처럼

처방을 해드립니다.

 

또 와야 해요?

 

글쎄요~

 

멀리

시간걸려

택시 타고

 

오라하기가

좀 그렇습니다.

 

궁금하신 일이 있으시면

전화로 연락하시고요

그냥

동네에서 치료 받으세요!

 

이렇게

대답을 했다가 

 

이내

마음속으로

후회합니다.

 

지시

잘 따르는 은지 엄마

 

정말

그 동네에서 치료받고

 

다시는

안 찾아올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요!

 

.......................................................

.............

 

생각해보니

저는 

 

그저

한사람의 환자를 아쉬워 해야하는

이시대의

평범한

한 소아청소년과 개원의일 뿐이군요!

-_-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차장에서  (0) 2013.01.22
수산시장에서  (0) 2013.01.19
진료실에서- 딸꾹질 치료하기  (0) 2013.01.04
진료실에서 - 책상 정리하기  (0) 2012.12.29
터키 카파도키아에서  (0) 2012.12.25
by 전원교향곡 2013. 1. 10. 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