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어린 시절
골목길을 걸어 학교에 다녔던 추억 때문일까요?
골목길 걷기를 좋아합니다.
골목길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또
다양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가 있어서 좋습니다.
중2 때였던가요?
어스름 땅거미가 내려앉기 시작하던
어느 가을 저녁
인적 없는 골목길을 걸어 집에 가고 있다가
어느 집
불 켜진 창 너머로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에
홀리기라도 한 듯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귀울입니다.
어떤 곡이었느냐구요?
학교 점심시간에 자주 들었던
바로 이곡-베토벤의 피아노 소품 엘리제를 위하여
그날따라
피아노음 하나하나가
무척 호소력 있게
마음을 파고드네요!
작곡자의 감정이
파도가 밀려오듯 마음속으로 전달되어옵니다.
베토벤은
누굴 위해
이처럼 아름다운 곡을 작곡하였을까요?
그의 심각한 이미지(데스마스크 기준)를
생각한다면
좀처럼 상상이 되질 않습니다.
듣고 있다가
갑자기
연주하고 있는 사람이 궁금해집니다.
어떤 사람일까요?
잠시
전신주에 기대어 서서
연주하는 사람을
마음속으로 한번 그려봅니다.
서툴지만
그런대로 들을만한 연주 실력으로 보아
어쩌면
중3~고1 정도의 여학생이 아닐까요?
나만의 상상의 나래를 펴며
숨을 죽인 체
30분여
그 연주를 듣습니다.
그러다
괜히 혼자 쑥스러워합니다.
이러다
들키기라도 하면 어떡하지요?
이내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뜹니다.
창안의 연주자는 알았을까요?
그의 연주를 끝까지 들어준
이 창밖 소년의 존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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