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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토요일(12/24) 새벽
카톡 소리에 잠이 깨었습니다.

시간을 보니
6시 25분

누구지?

더듬더듬
어둠 속에서 휴대폰을 찾아 들여다보니

"출발합니다." 

창주(가명^^)네요!
창주가 테니스장으로 지금 출발하니 그곳에서 만나자는 카톡입니다.

지금 밖 기온이 영하 16도인데 

이렇게 추운 날 운동을 하겠다고?

공이 안 튀고
부상의 위험도 있는데?

어젯밤
단톡방에서
4명이 서로 연락 
시간을 맞춰놓더니

정말
못 말리는 테니스 열정들입니다.

혹시
추위에 
조금 이상해진 것은 아니겠지요? 

그나저나

창주는
새로 클럽회장이 되더니
사람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렇게
시간 잘 안 지키고
게으름을 피우더니...ㅎ


 

추워서 못 나갈 거라고 
미리 고지해 놨으니

다시
이불속으로 파고들며
잠을 청해봅니다.


그런데
한번 달아난 잠은
다시 오질 않습니다.


이불속에서
몇 번을 뒤척이다가

에이!
산에나 가자!

과감하게 떨치고 일어나

히말라야 트레킹 때 입었던
두툼한 방한복을 찾아 꺼내 입고



북한산행에 나섭니다.

눈 쌓인 북한산 계곡입구는
쨍~한 냉기 속에
인적 없이 조용합니다.



차량 계기판 온도계를 보니
영하 17도네요!

서암사에서 올려다본


원효봉과 하늘이  
추위에 파랗게 질린 것처럼 느껴집니다.



계곡물도 꽁꽁 얼었고요!



어?
새 발자국

이 추운데 
간밤에 오리 한 마리가 다녀갔나 봅니다.



계단길
눈이 다져지고 얼어
엄청 미끄럽습니다.



조심조심 걷다고

미끌~

하마터면 미끄러져 구를 뻔한 걸 
길가 난간을 붙잡고
겨우 몸을 가눕니다.

아이고 조심하세요!

이런 날
어떻게 아이젠도 안 하고 산에 오셨어요?

산에 별로 안 다녀 보셨나 봅니다.

위험하니

백운대엔
올라가지 마세요!

누구?

한 중년의 등산객이네요.

옷차림을 보니
만반의 준비를 잘 갖춘 베테랑 등산객처럼 보입니다.

아! 네!
고맙습니다.

백운대엔 안 오르고 보리사까지만 갔다 올 겁니다.



감사 인사를 하다가

잠깐!
가만있어봐! ^^

내가
산에 별로 안 다닌 사람 같다고요? 

 

그렇게 보입니까?


히말라야 트레킹 3번 갔다 온 사람인데요!

이 말

목구멍까지 치고 올라왔지만
꾹 참습니다.

선의로 걱정해준 사람 

기죽이고
괜히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입니다. ^^


 

폭포도 많이 얼었네요!

지난번

관리소에 신고했던 말벌집은

흔적만 남기고 제거되어 있습니다.

 

 

광장을 거쳐


육각정에 도착했습니다.



평소라면
들어가 앉기 주저할 정도로 사람이 꼭 있었는데

오늘은 찬바람만  휭~ 휭~
아무도 없네요!



혼자 독차지하고 앉아

잠시
지난 일 년 걸어온 길을 뒤돌아 봅니다.



항상 그랬지만
부족한 것이 참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다가오는 새해엔
후회 없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하지만

이바람은 그저 희망사항일 뿐
그렇게 되기는 힘들겠지요?

 

그래도

귀찮은 마음을 이겨내고 

산에 오길 잘한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

힘든 산행뒤의
작은 성취감을 맛봅니다.

평소의 신념인 
No Pain, No Gain을 행동으로 옮긴 셈이 되었네요!

그런데
이 말은

순서를 바꿔놓으면

No Gain은 No pain이기도 합니다.

무언가를 이루려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마음의 고통도 없을 테니까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耳懸鈴鼻懸鈴)네요!

 

그러고 보면
우리의 삶은


모순(矛盾)으로 가득한 것 같기도합니다!  

새해

복(福)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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