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태백산
설경(雪景)이
그렇게
좋다고 하던데...
수요일(2/8) 새벽 6시
미뤄왔던
겨울 태백산행을 결행합니다.
오전 10시경
강원도 태백시 도착
등산이 시작되는
유일사 주차장, 탐방지원센터로 이동
흐린 날씨에
간간이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안내판에서
등산경로를 확인한 후
아이젠을 착용하고
등산로에 들어섭니다.
이번 산행은
유일사, 장군봉, 천제단, 문수봉을 거쳐
당골탐방지원센터로 내려가는 코스입니다.
등산로 입구에 들어서자
와아!
이것 좀 보십시오!
눈앞에 펼쳐지는 경이로운
순백의 경치
이곳은
눈의 나라
설국(雪國)입니다.
오늘
축복받았네요!
춥지도 덥지도 않은(영하 3~7도)
산행하기 좋은 기온에
눈은
녹지 않고 내리는 대로 계속 쌓이고 있습니다.
주말(週末) 아닌 주중(週中)이라서인지
등산하는 사람도 많지 않고
혼자 걷는 눈길
눈 밟는
발자국 소리가
음악처럼 따라옵니다.
사진 한 장 찍어주시겠어요?
아! 네!
그러시지요!
주변 경치에 취해 걷고 있는데
핸드폰으로
서로
사진을 찍어주고 있던 두 아줌마^^
나를 보더니
같이 찍는
기념사진 한컷을 부탁합니다.
한컷만요?
이런 경치에서
주문대로 고지식하게 달랑 한컷만 찍어준다면
그건
답답한 사람이지요?
좋은 배경 멋진 구도로
한컷 두 컷 세 컷
제대로 잘 찍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잘 찍으셨네요!
감사합니다.
그런데
혼자 오셨어요?
네!
이렇게 힘든 곳을 혼자 오시다니
혹시
연세가 어떻게 되셨어요?
어?
그런 건 왜 묻지요?
이거 꼭 대답해야 하나요?
잠시 주춤
망설이고 있는데
6학년 이세요?
몇 반이신가요?
네?
6학년 몇 반이요?
아이고!
날 그렇게 봐주다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부정도 긍정도 아닌 애매한 대답으로 얼버무리려다
양심에 찔려
그냥 미소만 짓고 맙니다.
말 길어지기 전에
얼른 자리를 피해야겠습니다.
이곳
태백산 등산로는
급경사구간이 적어
눈길만 아니라면
난이도는 비교적 평이한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좀 더 높이 올라오니
상고대와 눈꽃이 어우러져
나뭇가지에
장관을 이루고 있네요!.
사진 촬영 명소 고목지대
제 손금 좀 봐주세요! ^^
장군봉
천제단
그런데
장군봉 문수봉 구간은
어제 내린
폭설로 폐쇄되었다 하네요!
지금도
눈이 내리고 있고요!
할 수 없지요!
문수봉 코스는 스킵(skip)입니다.
이사진은 뭐지요?
눈발 날리는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있자니
문득
영화 킬빌(Kill Bill) 녹지원의 결투장면이 떠 오릅니다.
우리의 삶은
모든 순간, 순간이 모여 이루어진
한 편의 영화라 할 수도 있지요?^^
태백산 기념비
주말
이곳에서 인증사진을 찍으려면
2~30분은 줄 서서 기다려야 한답니다.
하지만
오늘은
찍고 싶은 시간에 찍고 싶은 포즈로
맘껏 만세를 불러봅니다.
두 번 더
만세를 부른 후
아쉬움 속에
하산하기 시작합니다.
단종비각
조망(眺望)이 좋다는
망경사(望景寺)
망경사
용(龍) 우물 용정(龍井)
눈옷 입은 부처님
이곳 태백산 탐방로에는
필요하다 생각되는 곳에
어김없이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 편리합니다.
그래서
겨울철
눈길을 혼자 걸어도
길 잃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르지요!
설경(雪景)에 홀리고 추위가 심하면
이런 길 걷다가
판단이 흐려져 위험한 일을 당할 수도 있으니까요!
생각에 잠겨 걷고 있는
이분은
등산옷차림이 아닌 걸로 보아
눈길을 걸어보려
나오신 분인 듯합니다.
석탄 박물관이 보이고
드디어
완주 성공!
당골 탐방지원센터에서
오늘의 태백산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어째
천상의 세계에서
다시
지상 속계(俗界)로 내려온 기분이네요!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단테 안단테 (0) | 2023.04.14 |
---|---|
Spente Le Stelle(별들은 사라지고) (0) | 2023.03.24 |
시(詩)처럼 음악(音樂)처럼 (0) | 2023.02.11 |
봄비 내리는 날 (0) | 2023.02.10 |
봄기운 (4) | 2023.02.02 |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