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살던

목동을 떠나

 

북한산 기슭

이곳

은평 뉴타운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조용하고

호흡하는 공기가

신선해서 좋군요.

 

오늘은

북한산 산행에 나섭니다.

 

진관사쪽을 택해

낙엽 쌓인 산길을 걷습니다.

 

산에 오르는 사람이 있어

그들을 따라 걷다 보니

비봉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비봉은

높이가 560m로

경사도 심한 절벽 바위 봉우리 이네요.

 

 

 

 

헬멧과 자일등

등산장비를 착용하고

이를 능숙하게 다룰수 있는 사람이 아니면

출입을 제한 한다는 경고판이 세워져 있습니다.

 

하지만

별다른 등산장비 없는 사람도

그냥 올라가는 데요?

 

나도

따라 올라가 봅니다.

 

정상부근엔

신라 진흥왕순수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인증샷 한컷 찰칵! ^^ 

 

 

맞은 편 정상을 보니

한 등산객이 홀로 앉아

속세를^^ 내려다 보고 있는데

 

그 모습

정상분위기와 어울려

무척 멋있어 보입니다.

 

방해가 안된다면

나도

그옆에 가

앉으면 안될까요? ^^

 

만만치 않은 경사를

기를 쓰고 올라가

옆에 앉아 봅니다. 

 

 

아이고!

올라오기 힘든 곳인데

올라 오셨네요!

 

말없이

미소로 대답을 대신 합니다.

(자기도 올라 왔으면서.....)

 

좁은 정상에 앉아 있어보니

스치는 바람결에

기분이 삼삼해 지네요! ^^

 

이맛에

그렇게 들

정상에 오르려 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내려 갈때는 어떻게 내려 가지?

 

위에서 내려다 본 경사가

아찔합니다.

 

 

 

 

같이 앉아있던 사람이

 먼저 내려가길 기다려

지켜봅니다.

 

이사람은

산행경험이 풍부한 사람인가 봅니다.

 

가파른 경사면을

평지걷듯

꼿꼿이 서서

 

척 척 척 걷드니

세 발자욱만에

힘 안 들이고

사뿐! 뛰어 내리네요.

 

햐!

멋지다!.

경신술의 경지이네!

 

이거

나도 한번 해보면 안될까요?

 

등산화바닥의 마찰력과

걷는 속도,리듬을 잘 조절하면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그걸 헤쳐 나올수 있었던

제삶의 추진동력중 하나는

 

남이 한 것은

나도 할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기암시였습니다. ^^

 

호흡을 가다듬고

단전에 힘을 모아

 

그 사람처럼

 

척! 척! 척!

휙!

사뿐!

뛰어내립니다.

 

이렇게

끝났어야 하는 건데....

 

그만

기우뚱 어이쿠! 가

추가 되고 말았습니다. ^^

 

착지후

균형을 잃고 넘어져

바위위에서 한바탕 구른 것 입니다.

 

아이고

괜찮으세요?

큰일 날뻔 하셨네요!

 

바위에 부딪쳐

무릎이 까지고

이마에서 피가 흘렀지만

 

말로는

괜찮다고 대답 합니다.

(괜찮ㅎ기는요 눈앞에 별이 번쩍이고 귓가에 새소리가 요란한데....^^)

 

그것 보다는

실패한 것이 챙피해

혼자 속알이를 합니다.

 

에이~ 에이~ 에잉......

 

오른쪽 이마에

상병 계급장이 생겼네요.

3줄 스크래치 마크..... 

 

이건

아마도

지난 겨울 소백산사건 이후

 

산이

나에게 주는

두번째 경고인 듯 합니다.

 

다시는

산에서

경거망동 하지 말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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