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남자아이
동현(가명)이는

 

목에
아직
제법 큰 편도가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눈밑에 거무스레
Allergic Shiner도 있습니다.

 

"동현인 자면서 코 골지요?
 코감기도 잘 걸리고..."

"네! 왜 그러지요?"

"진찰 해보니 그럴것 같아요! "

"그래요?
 그런데 얘 아빤 왜 그런 얘기를 집에서 안 해주지요?"

"아빠가 뭐 하시는 분 인데요?"
"이비인후과 의사예요!"
"네?"

 

허!
가깝고도 먼 이웃

이비인후과의사 선생님이라...
하마트면 훈장 가족한테 문자 쓸번 했군요! 

 

잠깐만!

 

이거 조금 이상하잖아?

요즘 우리 개업가 일반적인 풍토상
이비인후과의사 선생님 가족이
소아과의사에게 감기치료 받으러 오는 일은 거의 없는데...

 

"개업 하고 계세요?"
"아니요.ㅇㅇ병원에 계세요"

 

ㅇㅇ병원이면 ㅇㅇ 병원이네...

이거 더욱 혼란 스럽습니다.

수련병원에 스탭으로 있는 이비인후과선생님이
그깢(^^) 감기치료 하나 못할리  없고...

 

그렇다고

내가
감기치료 잘하는 소문 난 명의도 아닌데...

 

"의사 선생님들은
 자기가족에겐 조금 무심한 경향들이 있지요..."

 

어색해진 분위기
그냥
적당히 넘어 갑니다.

 

그런데

 

토요일
이거 정말 더 곤란한 일이 생겼습니다.

 

엄마대신
이비인후과의사인 동현이 아빠가
직접 아이를 데리고 찾아온 겁니다.

 

하! 이것 참!

 

나이차가 조금 나긴 하지만
개업가의 두 라이벌과 의사가
정면으로 대면하게 되었군요!

 

"토요일인데... 어떻게..."
"토요일은 격주로 근무합니다."

"아- 네!
 수술때문에 많이 바쁘시죠?"
"네! 뭐- 그저..."

 
^^

 

이야기하다보니
뭐 그렇게 서로 긴장하고 어색해 할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하긴 뭐
내 옆에 개원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서로
상의 하듯이
치료방침을 정합니다.

 

이비인후과는
소아과보다
약 용량을 조금 적게 사용하는 것 같군요!

 

생각해보니
가능하다면
개업도 이렇게 하면 괜찮겠는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그러긴 어렵겠지요?

 

동현이 아빠도
개업하게 되면 아마 더 이상 소아과에 아이들을 보내지 않겠지요?

 

그건 그렇고

동현이 엄마는

 

왜?

 

자신은 쏙 빠지고

두 라이벌과
소아과의사와 이비인후과의사를
이렇듯 지꿎게
정면으로 만나게 했을까요?

 

그것이
정말 궁금합니다.
(이 글은 오래전 나의 현역시절 이야기로 소아과의사 입장에서 읽고 웃기위해 쓴 글이오니 오해 없으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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