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손주들이 놀러 왔는데
뭘 하고 시간을 보내야 하지요?

놔두면

하루 종일 
또 스마트폰 게임만 하다 갈 텐데.....

 

너희들
낚시해봤니?

아니요!

그래?
그럼 우리 낚시나 하러 갈까?

고기 잡으면

내가 상 줄게!

정말요? 좋아요!



그래서 찾아온 서울 근교
이곳 유료 낚시터



푸른숲과 내(川)가있는 경치가
꼭 유원지같아 보입니다.



꼬끼요!

시골처럼
닭우는 소리도 들리고요



관리소에 들려 입어료를 냅니다.

몇 분이신가요?

셋인데요!

1인당 만원 3만원 입니다.

낚싯대도 빌렸으면 합니다.
3만 원 더 내세요!


그러면서 묻습니다.

낚시는 많이 해봤소?

그냥 몇번 다녀봤습니다.

그런데
그런건 왜 묻지요?

내가 초짜처럼 보였을까요?

사람들이 빌린 낚싯대를 많이 부러뜨려서요!

애들은 어쩌지요?

애들 쓰는 낚싯대는 따로 있습니다.

나에겐 긴 낚싯대
아이들한테는 칸반 정도의 짧은 낚싯대를 건네줍니다. 


여기 어종(魚種)은 뭐가 있나요?

붕어, 잉어지요!
간혹 메기도 있고요!

메기를 같이 키우면 
고기를 잡아먹지 않습니까?

............

이말엔
아예 아무 대꾸도 하지 않네요! ^^

 

여기 앉을까? 저기 앉을까?

 

자연 낚시터라면
포인트를 찾아 앉아야하겠지만

이곳은 그럴 필요가 없는 곳입니다.

조금 과장하면
물반 고기반의 유료낚시터이니까요!



자연 낚시터와 다른 점이라면

물고기들이 약아서
야금야금 
조금씩 떡밥만 뜯어먹을 뿐
여간해선 쉽게 덜컥 물어주질 않는다는 것입니다.


장비 사용법 
떡밥 다는 요령을 알려주고 
본격 낚시타임에 들어갑니다.

 




펄떡! 펄떡! 

간혹
물고기들이 물위로 튀어오르기도 합니다.


왔다!

떡밥달어 낚싯대를 드리우자
10초도 채 안되어
첫 어신(魚信)이 왔습니다. 

휙! 
잡아채니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지며 낚싯줄이 핑 핑

오! 
묵직하게 전해오는 이 손맛!

두 팔에 힘주어 
수면 가까이 끌어 올립니다.

물표면 속으로 어른거리는
거대한(^^) 물고기 그림자... 

대어닷!

 

그런데

파다닥!

한바탕 물을 튕기며 힘차게 몸부림을 치는 듯하더니
팽팽하던 낚싯줄이 한순간에 허전해지며 

애고!
그만 도망쳐버리고 마네요!  

 

좋다 말았습니다!

30CM도 넘어 보이던데... 

본래 놓진 물고기가 커보이는 법이지요? ^^


못네 아쉬워하고 있는데

할아버지! 할아버지!
작은아이가 다급하게 부릅니다.

응? 왜?

이거....

바라보니

막내가 
휘어진 낚싯대를 부여잡고
실랑이를 하고 있습니다.

너도 왔구나! 기다려! ^^

막내를 도와
뜰채까지 동원
들어 올려보니

허어!
씨알이 제법 굵습니다.

 



할아버지! 나도!- 첫째

뭐야?
너도 왔어?

첫째를 도와 또 꺼내놓고 보니
둘째가 잡은 것보다 더 큰 잉어입니다.

 

인증 샷!

 

그 이후로

 

아이들은 
심심찮게 계속 
붕어 잉어를 들어 올립니다.

하지만

난?

연신 잡았다 놓지기만을 반복합니다.

엄청 큰 잉어가 물렸었는지
낚싯바늘이 펴지며 도망가거나
메기가 걸렸었는지 줄을 끊어놓고 도망가 버리네요!

아무래도

 

여기서
빌린 낚싯대 낚싯바늘이 
너무 작고 약한 것 같습니다. 
그냥 작은 붕어용 낚싯바늘 같아요! 

어째 핑계같이 들린다고요? ㅎ ㅎ

아이들은 희희낙락(喜喜樂樂) 
아주 신이 났습니다.

대어상 다어상 
일이 등 다 하고

결국

난 

피라미 한 마리

 

그것도

입이 아닌 배가 꿰어 나온 피라미 한 마리

 

두말이 필요치 않은 꼴찌입니다.

여기 물고기들은 
아주 못됐군요!

할아버지 체면을 
전혀 살려줄 생각을 안 하네요! ^^

 

그래도

오랜만에 느껴본 낚시터의 즐거움

재미있는 오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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