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룡설산 설련대협곡 트레킹
오늘은
옥룡설산
설련대협곡을 트레킹하는 날 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어두운 회색 하늘에
추적 추적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에
어떻게 4000m 높이의 산을 올라갔다 내려오지요?
그 것도 하루에.....
히말라야에서의 경험에 비추어 볼때
그건
거의 실현 불가능한 황당한 얘기입니다.
그런데
방법이 있었네요!
3500m 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그곳에서 부터 트레킹을 시작한답니다.
그렇다면
또 모르지요!
이곳 옥룡설산 5596m 최고봉은
허가가 나지않아
아직
아무도 오른 사람이 없다하고
개발된 트레킹 코스로
걸어서 올라가는 샹그릴라 4310m 설련대협곡 코스와
말타고 걷고하며 올라가는
4642m 옥룡제일봉 코스가 있답니다.
그외
순수 관광목적인
4506m까지 케이블카를 타고가서 보는
4680m 전망대코스도 있다하네요!
짙은 안개속을
케이블카로 3500m까지 올라가
트레킹을 시작합니다.
이건
안개일까요? 구름일까요?
더 높은 곳에서는
맑은 하늘이 보일 수도 있다는
희망적인 가이드 말 믿어도 될까요?
시야가 엉망입니다.
딴 여행때와는 달리
날씨가 안 받쳐줘 유감입니다.
3600m 야크목장
3680m 산야목장
이곳
움막에서
따뜻하게 모닥불을 피워놓고
누룽지밥으로 점심을 먹습니다.
고산증을 완화시켜준다는 생강차도 한잔!
식사 후
4310m 설련대협곡까지 가는
샹그릴라 A 풀코스 팀과
옥룡설산 주변의 파노라마 경치를 감상하며 걸어 내려오는
파노라마 B 코스 팀으로
팀을 나눕니다.
이미
5000m와 6000m 산행을 경험해본 나에게
4000m급 높이의 산행은
별다른 흥미를 끌지 못해
파노라마 B 코스를 돌며
사진이나 많이 찍을 생각을 하고 올라왔는데
막상 올라와 보니
기상상황 때문에
좋은 사진 찍기는 틀린 것 같습니다.
아무 것도 안 보입니다.
그렇다면
선택은 정해져 있네요!
4310m 설련대협곡까지 가는 A코스에 지원합니다.
지원자가
같이 온 12명중
나를 포함 3명 뿐입니다.
산악회 총무가
A풀코스에 지원한 나를 보고
한마디 합니다.
일단 가시면
중간에 돌아설 수 없습니다.
그럴 일은 없을거요!
허! 그 것 참 !
몇년 전 칼라파타르를 다녀왔다고 하더니
난 작년에 임자체를 다녀온 사람인데...
지금
5000m(칼라파타르)가
급이 다른
6000m(임자체)의 산행능력을 의심해서 하는 소리요? ^^
그나저나
오후 5시가 마지막 케이블 카 시간이라
그 시간내에 돌아와야만 한답니다.
시계를 보니
4시간 30분 가량밖에 남지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서둘러 쉬지않고
산소농도 낮은
고산 험한 길 10km 정도를 걸어 다녀와야 한다는 얘기이네요!
가능 할까요?
까짓것
한번 해보지요! 뭐! ^^
3800m 설산소옥
비때문에
디카를 사용할수가 없어
그냥 휴대폰 사진으로 기록을 남깁니다.
설산소옥을 지나
울창한 숲속으로 진입합니다.
빗물 먹은 길이
매우 미끄럽습니다.
4060m 여신동
늦으면
케이블카 못 탈 수도 있는데
그만들 안 돌아가요?
뒤 따라오며
미적대는 나시족 가이드 표정이
꼭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중도에 돌아설 생각은 없는 것 같습니다.
4170m 설산아구
아이쿠! 위험!
이 곳에서
잘못 미끌어져 굴렀다가는 큰일입니다.
설산아구부터
설산협곡까지의 마지막 구간은
이런 위험한 경사면을
가로질러 걸어가야 합니다.
대부분의 트렉커들이
이 쯤에서 많이들 되돌아간다 하네요!
바람불고
비는
이젠 진눈깨비로 바뀌었습니다.
반장갑 낀 손이 시럽고
땀과 비에 젖은 몸도 춥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더 가야하지요?
혹시
저기 아닐까요?
와!
종착점이다!
만세!
드디어
4310m
설련대협곡에 도착했습니다.
인증 기념 촬영
그리고
성공 퍼포먼스! ^^
이 자세는
테니스클럽 회원들과 등산갔다가 배운 것으로
힘차고 호쾌하게 보여야 하는데
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어째
엉거주춤한 자세가 되고 말았습니다.
아마도
춥고 힘들어서
그런 것 이겠지요?
그래도
힘든 산행 뒤의 성취감을 만끽합니다.
트레킹 중
외롭고 힘들 때는
좋아하는 음악을 떠올리며
걷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산행 내내
모짜르트의
우아하고 아름다운 피아노 협주곡이
잔잔하게 마음속을 흐릅니다.
하산 길
온몸이
비에 젖고
흙투성이가 되어
마침내
동행들이 기다리고 있는
케이블 카 하차장에 도착합니다.
다행히도
예정시간에 맞게 돌아왔네요!
형님!
수고 하셨수!
최교장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하이 파이브! 짝!
웃고는 있지만
아이고! 힘들었어요! ^^
프랑스 여행때
동행들에게
이 경험담을 들려줬더니
어떤 분이 그러십니다.
내려올 걸 뭐하러 그렇게 힘들게 올라가요?
^^
맞는 말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이 말에 대한 답변도 해주셔야만 합니다.
어차피
죽을 땐 빈 손으로 갈 걸
왜?
그렇게 열심히 살려고들 애쓰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