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 둘쨋날- 아이고 힘들어!
지난밤
닭백숙을
너무 과식 했나요?
이른 새벽
문득
몸에 한기(寒氣)를 느끼며
속이 불편해져
잠이 깨었습니다.
밖에는
비가 오고 있는지
낙수소리가 요란 합니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소화제먹고
기다리면
뭐 괜찮아 지겠지요....
하지만
증상은 가라앉질 않고
점 점 더 심해지네요.
몸을
이리 뒤척 저리 뒤척
견뎌보려 해보지만
그게
그런다고 될일이 아니지요?
결국
화장실로 직행
위아래로
요란하게 폭발하고 맙니다. -_-
고통스런 폭발은
한번으로 그치질 않고
반복되어
출발직전까지
4~5차례 더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뱃속을
깨끗하게 비워 놓고 맙니다.(더이상 나올것이 없을 정도로 )
아이고! 죽겠네!
하늘이 노래지고
다리가 후들~ 후들~
큰일 났네요!
오늘은
데우랄리(2990m),반탄티(3200m)를 지나
츄일레(2560m)까지 12.5km, 9시간을 걸어야 한다는데....
이런 몸상태로
과연 갈수가 있을까요?
3000m급 산을 넘을 수가 있을까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갈등속에
아침을 굶고
물만 몇컵 마신채
일행을 따라 출발합니다.
다행히도
출발시에는
모든증상(구토,설사,복통)이 멈췄습니다.
비도 멈추고요...
오늘따라
유난히 급격하게 보이는 경사를
입술이 바싹 탄채
창백해진 얼굴로
헐떡거리며
네발로
겨우 겨우
기어 올라 갑니다.
괜찮으세요?
두목가이드 싸히가
다가와
걱정스런 표정으로 묻습니다.
응~
힘은 없지만
그냥 견딜만 해....
견딜만 하기는요...
등산가방 끈이
숨쉬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을 조여오고
무게 가
천근만근으로 느껴지는데요....
그렇다고
솔직하게 얘기해
낙오해버리면?
그땐
두말할 필요없이
헬기 불러 하산을 해야 하는데....
그럴수는 없지요!
절대로!
불굴의 정신으로
투혼을 발휘해
미끄러지고 넘어지며
눈 쌓인 산을 넘고
또 넘어 갑니다.
데우랄리(2990m), 반탄티고지(3200M)를
넘자
저 멀리
만년설을 머리에 인
히말라야 연봉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런 경황에서도 어떻게 이런 사진을 찍을 생각이 들었을까?
보기 안되었는지
보조가이드가 다가와
내가방을 벗겨
자기가 매어 줍니다.
이름이 니뻑이라네요!
니뻑
20살
대학생
잠시 아르바이트로 보조가이드를 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고마울수가 있을까요?
가방을 벗어주니
걷기가 한결 수월해지네요!
서툴긴 하지만
말동무를 해주니
힘도 절로 나고요....
둘이서
한참을 뒤처져
일행을 뒤 따라 갑니다.
그러기를 몇시간
조금만 더가시면 돼요!
저기 보이는 저곳
거의 다 왔습니다.
얼마나 걸릴까?
한 15분?
그래?
순간
온몸의 긴장이 탁 풀리며
밧테리가 완전 방전 아웃!
길위에 아무렇게나 널부러져
들어누워 버립니다.
아이고! 힘들어!
이런 상태로는
도저히
ABC까지 올라 갈수가 없을것 같습니다.
아마도
안나푸르나가
나의 접근을 거부하고 있나 봐요.
비장한 마음으로
니뻑을 부릅니다.
니뻑!
네!
만일
내가
ABC에 못올라 가게 되면....
예비로 갖어온 디카를 건네주며
이 디카 줄테니....
내 대신 사진 좀 많이 찍어다 줄수 있어?
네!
-_-................................
고분 고분 해주는 그 대답이
또
왜 그리
섭섭하게 들립니까?
에이!
말만이라도
힘 내세요!
올라 갈수 있으세요!
꼭 올라 가셔야지요!
이렇게 말해주면 좋으련만.....
니뻑과 쎌카봉으로 기념촬영 한컷
츄일레 롯지에서 힘들었든 이틀째의 일정을 마감 합니다.
내일 일은
오늘밤 잠을 자봐야
알것 같습니다.